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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 23:47

 

짧은 휴식이 달면서 쓰다. 몸이 편안하니 앞을 생각하게 된다. 용기가 없는지 머리가 나쁜지, 하던 걸 한다는 결론밖에 없다. 그러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지만, 이게 맞는 걸까? 

 

4년 반이다. 곧 5년이다. 이대로 가다간 또 5년 후에 똑같이 괴로워하고 있을까 두렵다. 불안이 사라지지 않는데, 언제나처럼 어찌할 바 모른다. 머리가 백지가 되는 것 같다. 

 

일상에 매몰되고 불안감에 유리되어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있는 동안 세상은 굴러간다. 시간이 두렵다. 나는 어디로든 갈 자신이 없어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시간은 다른 모든 이들을 데리고 저 멀리로 가버리는 것 같다.

발작처럼 찾아오는 불안 때문에 발밑에서 시선을 들 수가 없었다.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생각이 나의 적이 되었다. 생각이 나를 몰아붙였다. 전에 내가 어땠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다 놓아버리고 싶다. 단순한 욕망이다. 죽음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고통이 두려우니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적당히 순간의 욕구를 해결하고 조용히 살고 싶다. 그러나 살아 있는 데는 돈이 든다. 무언가를 원해서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단순히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일을 하고는 있지만 이게 내가 할 만한 일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열정도 없고 흥미도 없다. 동시에 잘 하는지도 모르겠다. 달리 하고 싶은 것도 없다. 생활은 해야겠어서 일은 하지만 어찌보면 민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다. 그럼에도 아마 계속 할 것이다. 달리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그것이 이 모든 두려움의 시작이다. 일터에서 내가 무가치한 것처럼 느낀다는 것. 그리고 사회에서 내가 무가치한 것처럼 느낀다는 것. 나의 두려움이 진짜일까 하는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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