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oholism

Glenfiddich 15 years old

Inframince 2014. 2. 12. 16:27

엔트리급을 우선 마시겠다는 결심을 깬 것은 우선 12년이 없기도 하거니와 가격이 너무 싸서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좀 궁금하기도 했다. 12년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데, 보통 평들을 보면 15년을 제일 좋다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첫 모금을 넘기고 나서 꽤나 놀랐다. 내심 12년의 맛을 상상하며 마셨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건 12년을 3년 더 숙성한 것이 아니라 아예 다른 술이다. 


그 달달한 맛이 어딜 가지는 않았으나 우선 느껴지는 건 의외로 다가오는 스파이시함이다. 15년 역시 달지만, 탈리스커나 쿨일라 쪽에서 느꼈던 혀를 찌릿하게 만드는 느낌이 살짝 들면서 단맛이 덜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오히려 스모키함은 덜한 듯한...


이제 첫 잔을 마셨을 뿐이니 우선 마시고 보자. 



2/14

위스키, 특히 스카치를 좋아하는 이유는 특유의 그 느낌 때문이다. 항상 느끼는 건 아니지만, 입을 다물고 있으면 혀에서 피어오르는 맛과 향기들을 가만히 느끼는 건 꽤 재미있다. 그래서 혼자서도 바에 그렇게 갔던 건지 모른다. 다른 데서 돈 아껴서, 한달에 한번꼴로 거의 10만원돈씩 써가면서. 


마냥 쓴맛만 느껴졌던 전과는 달리 조화가 느껴진다. 단맛, 쓴맛, 매운맛, 짠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