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oholism

130525 Mr. Simon Bar

Inframince 2013. 5. 27. 17:06


Gin Tonic

레몬 향 강한, 시원한 맛. 얼음이 단단해서 좋았다. 사실은 더워서 벌컥벌컥 마셔버렸기 때문에 시원쌉쌀했다는 기억밖에는 안 난다.


Lagavulin 16

아일라 페스티발 첫날이라 마셨다. 사실 큰 감흥은 없다. Talisker나 Cao Ila와 형제같은 느낌이다 (모두 엔트리급). 언젠가 한번 세 가지를 비교시음해보고 싶다. 세 가지가 다른 점이라면 무게(?)이려나


Martini

나의 들쑥날쑥하고 무작위적인 취향을 종합하여 Mr. Simon이 만들어낸 칵테일. 

굉장히 고전적인 칵테일이라 내가 구닥다리처럼 보이나 싶었지만 처음으로 마티니가 맛있다고 생각했다. 쌉싸레한 진 맛에 약간 감도는 위스키 맛.

언뜻 보니 기본 마티니에 Bruichladdie Peat를 플로트 한 듯. 이런 거 써 놓는다고 혼나진 않겠지?


Ardbeg Ten

단순무식. 마음에 들었다. 여태 마셔본 아일라 중 내가 상상하던 '강력한 맛'이라는 것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탈리스커도 깔끔하고 단순하지만 좀 복잡함이 있다고 해야 하나, 좀 맵기도 하고...

그나저나 나는 아일라에도 끄떡없는 둔한 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소독약 같다는데 그다지 강렬하지는 않은 듯한...유기용매 좀 다루다 보니까 100% 아세톤 같은 걸 상상했었나 보다.


Glendronach 12 Original

문화컬쳐...충격쇼크...

아드벡과 글렌드로나흐를 연달아 마시고 나는 '오일리하다'는 말의 의미를 진정 깨달았다. 이거 브랜디 아닌가 싶으면서도 또 (많이 마셔보지는 않았지만)브랜디도 이렇진 않았다. 동시에 향도 풍부한 것이 반 모금도 안 되게 머금었는데도 입 안이 꽉 차면서 진득한 초콜렛 쉐이크를 마시고 있는 듯한 식감이었다.  


Macallan 12

분명히 맛있게 마셨었지만 앞의 임팩트 덕인지 화장품 냄새가 좀 역했다. 마지막으로 하긴 좀 아쉬웠지만 더 마시면 취할 것 같아서...

그런데 글렌드로나흐 다음엔 뭘 마셔야 하는걸까. 





대략 세시간 정도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끝에 가서는 뭔 소리르 했는지 잘 기억도 안나네. 좀 민폐였나 싶기도 하지만 재미있었다. 멀찍이 앉은 일행의 담배연기만 아니었더라면 최고였겠지만 술집에서도 금연을 설파할 생각은 없다. 나도 짧게나마 피기도 했었고.


그나저나 바에 앉아 있으면 취기를 잘 못 느끼는 것 같다. 돌아가는 길에 내가 꽤나 취한 걸 깨달았다. 가끔 혼자 갈 만 하다. 일단 사람이 없어서 조용한 게 참 좋다. 미국 가기 전에 몇 번 더 갈 듯 싶은데 지갑이 걱정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