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감상
시 형식으로 되어 있는 고대의 연애담이다. 트로이 전쟁이 배경으로, 트로이 왕자 트로일러스와 과부 크리세이드의 사랑 이야기이다. 이야기 자체는 매우 간단하고, 트로일러스의 가슴앓이나 슬픔, 크리세이드와 이어진 후의 기쁨, 그리고 그 후의 배신감 등의 감정의 묘사가 대부분이다. 나로서는 이런 감정들이 너무 끈적하고 질척하다고 느껴지지만 배경이나 쓰여진 시기를 생각하면서 그 이유를 상상해 본다.
걸핏하면 감정을 못이겨 죽음을 언급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또 크리세이드의 변심에 대한 설명이 별로 없는데, 아무래도 트로일러스에게 감정이입해서 읽게 되므로 이 부분에서 소식 없는 연인에 대한 답답함이 어느정도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읽는 사람으로서는 좀 아쉽기도 하지만.
밑줄
그분의 욕망보다는 오히려 저의 명예에 관심을 좀 더 가져주세요. 제가 무슨 말을 더 해야 하죠?
모름지기 무거운 물건은 아래로 떨어질 때 가벼운 물건보다 더 빠르게 떨어지는 법입니다.
이렇게 나는 사랑과 이성 사이에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나에게 그녀를 괴롭게 만들라고 충고하고 이성은 두려운 마음처럼 그러면 안 된다고 합니다.
만약에 신이 우리 행위는 물론이고 생각도 애초부터 다 알고 있는 것이라면 학자들이 말하듯 우리에게 자유로운 선택은 없는 것이다.
사람은 목이 떨어져나갈 때 목을 내밀면 되고 슬퍼할 이유가 있을 때 슬퍼하면 되는 것입니다.
겸손하게 그리고 비통한 한숨을 쉬면서 당신에게 나의 소란한 슬픔을 적어 보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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